힐데가르트 수도원은 높은지대에 위치해 있다.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수도원에 갔는데 숙소에서 올라가는 길이 땡볕이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생을 많이 했다. 언덕 위의 수도원이고 마을의 숙소에서 수도원까지 포도밭이 각맞추어 펼쳐져 있다.
수도원의 벽위에 자란 이끼와 이 식물이 아름다와서 한참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아 보았다. 나중에 네이버를 통해 이 식물이 무엇인지 검색을 하니 홍옥(Sedum rubrotinctum)이라고 부르는데 별명이 재미있다. 젤리빈(Jelly bean), 돼지고기와 콩(pork and beans)이라고 부른다. 토실토실한게 앙증맞고 햇빛을 많이 받으면 빨갛게 변한다고 한다. 특히 젤리빈이라는 이름을 참 잘지었다고 생각한다. 전에 다녔던 회사의 지사가 미국 몬트레이 반도의 길로이에 있는데 바로 옆에 젤리빈 본사가 있었다. 젤리빈은 앙증맞고 귀엽고 종류가 다양한 미국의 째리인데 특히 길로이는 마늘 농사로 유명하다. 호텔 프론트에는 여러종류의 젤리빈을 놓아서 마음껏 먹을수 있게 해주었는데 나는 특히 마늘 젤리빈을 좋아해서 마구 먹었다. 그러면 회사 동료들이 나에게서 입냄새 난다고 도망다녔다. 그래서 나는 더욱 마구 먹었다. 역시 마늘의 위력은 대단하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본초서 신농본초경의 염제 신농씨는 초목을 하나하나 맛보아 그 특성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나도 신농씨에게 빙의되어 몇개 뜯어 먹어보았다.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알싸하게 약간 시고 달면서 뒷맛이 약간 아리고 침이 고인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독성이 있어서 위염을 유발할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괜찮다. 벌써 2달이 다 되었으니 별문제 없는 것 같다. 꽤 씹어먹었고, 수도원 까페 여점원이 기겁을 하면서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 미쳤니?’라는 표정으로 놀라서 그 다음 부터는 내가 스낵과 음료를 주문할 때마다 “그거보단 이게 맛있을 걸!”이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그리고, “이게 안전해!”라고 말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끔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아 지천에 깔려있는 야생초(잡초라고 하는 표현을 나는 싫어한다. 차라리 깡패초라고 말하는게 더 앙증맞다.)들에게는 강력한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몸에 좋은 약성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쑥, 민들레, 칡 등등 셀수없이 많다.
하여간, 이 젤리빈도 그렇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생명력 하나만큼은 끝내주고 땡볕아래 돌바닥에서도 잘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포동포동 젤리빈 같이 귀엽고 아름답다.